‘전국 수입 1등’ 배달기사로 알려졌던 전모(41) 씨가 신호위반 버스에 치여 사망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가계대출 급증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은행들이 속속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전세자금대출 한도까지 조이거나 일부 대출에 한해 중단에 나서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다음 달 3일부터 전세자금대출을 임차보증금 증액 범위 안에서만 취급한다고 밝혔다. 갭투자(전세를 낀 주택 매입) 등 투기성 자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임대인 소유권 이전 등의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은 중단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대출한도를 줄이는 동시에 실수요자의 금융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도 내놨다. 대출 상환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다음 달 3일부터 고객이 자기 자금(재대출·타행대환 제외)으로 부동산담보대출을 갚는 경우 중도상환수수료를 한시적으로 받지 않는다. 신한은행도 26일부터 갭투자를 막는 취지에서 임대인(매수자) 소유권 이전, 선순위채권 말소 또는 감액, 주택 처분 등의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내주지 않고 있다.
앞서 국민은행은 29일부터 생활안정자금용 주담대를 최대 1억 원으로 제한하고 서울·수도권 주택구입자금대출의 최장기간도 30년으로 축소하는 등의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하나은행도 다음 달 3일부터 주담대 모기지보험(MCI·MCG) 가입을 중단한다.
MCI·MCG는 주담대와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으로, 이 보험이 없으면 소액 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대출 한도 축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MCI·MCG 가입이 제한되면 현재 지역별로 △서울 5500만 원 △경기도 4800만 원 △나머지 광역시 2800만 원 △기타 지역 2500만 원씩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신한은행은 26일부터 MCI·MCG 가입을 중단했고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29일, 다음 달 2일부터 중단한다.
하나은행은 다주택자에 대한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도 연간 1억 원으로 제한된다.
다만 은행들은 실수요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출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주택자 중심의 가계대출 수요 관리를 강화하고,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 씨는 과거 여러 방송과 유튜브에 출연해 자신이 겪은 어려움과 힘든 사정을 담담히 털어놓으며 희망을 주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특히, 그와 인터뷰를 진행했던 유튜버가 고인의 밝았던 모습을 떠올리며 추모 글을 남기자, 이를 접한 많은 이들이 고인을 애도하며 추모의 물결을 이어가고 있다.
사고는 지난달 31일 오후 2시 30분경, 인천 연수구 송도동 한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당시 전 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 업무 중이었으며, 신호를 위반하고 교차로를 통과하던 시내버스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지만, 전 씨는 결국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사고 발생 한 달 만인 지난 25일 오후 11시경 세상을 떠났다.
전 씨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던 유튜버 험쎄TV는 고인의 사망 소식을 듣고, 채널 커뮤니티에 “참담한 소식을 전하게 되어 마음이 무겁다. 1·2차 수술 후 잘 버티셨는데 결국 고인이 되셨다는 말을 들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이어 “인터뷰 당시 밝은 모습을 잃지 않으며 ‘나도 이렇게 사는데 여러분도 할 수 있다’고 말하셨던 고인이 떠올라 더욱 슬프다. 하늘나라에서는 아픔 없이 행복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 씨는 배달기사로서 전국 수익 1위를 기록하며 방송과 유튜브에 소개된 인물로, 한 배달 대행 플랫폼 업체로부터 2022년 최고의 실적을 기록한 배달기사로 평가받았다. 당시 그는 하루 평균 200~250km를 주행하며 110건 이상의 주문을 소화했고, 1년 5개월 동안 2억 800만원의 수익을 올린 기록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작년 5월 험쎄TV와의 인터뷰에서 전 씨는 힘든 과거와 투병 중인 병들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개인 사업 실패 후 배달을 시작했고, 눈치 보며 찜질방에서 생활하던 시절을 겪었다. 지금은 쉬는 날 없이 매일 출근하며 하루 100건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뇌종양과 백내장, 우울증 등 여러 병을 앓고 있어 약물 치료를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전 씨의 이 같은 긍정적인 태도는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고, 그의 인터뷰 영상에는 네티즌들의 추모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나태했던 나에게 귀감이 되셨던 분”이라며 고인의 삶을 기억하는 댓글부터, “동종업에 있는 사람으로서 너무 안타깝다”는 동료들의 글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경찰은 사고를 낸 50대 버스기사 A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애초에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상 혐의로 A씨를 입건했으나, 전 씨가 사망하면서 혐의를 치사로 바꿔 적용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고 경위는 추가 조사를 통해 밝혀질 예정이다.
고인의 삶과 노력을 기억하며 많은 이들이 그가 하늘에서 평온한 안식을 누리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