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 방송된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에서 박서진은 둘째 형을 공개했습니다.
이날 방송에서 박서진은 부모님에게 차려드린 건어물 가게를 공개했습니다. 3층 집, 배에 이어 건어물 가게까지 선물한 박서진은 “연세도 있으신데 배 타는 건 힘드실 것 같고 육지에서 일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건어물 가게를 차려 드렸는데 여전히 뱃일을 하고 계셔서 고민이 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건어물 가게를 찾은 박서진은 직원으로 보이는 남성에게 “가게 비우고 어디 다녀 왔나. 진열도 안 맞고 물건도 바로 안 채워 넣고”라며 잔소리를 쏟아냈습니다.
직원인 줄 알았던 이 남성의 정체는 박서진의 둘째 형이었습니다. 박서진은 “아빠, 엄마가 재혼을 하셨는데 아빠 쪽에 형이 세 분 계셨고 엄마 쪽에 딸이 있었다. 아빠 쪽에 큰형, 셋째 형은 하늘나라로 갔고 자동적으로 둘째 형이 장남이 됐다. 엄마 쪽에 누나가 있다. 엄마와 아빠 사이에 태어난 저와 동생까지 4남매가 있다”라고 가족사를 공개했습니다.
둘째 형은 60일 간 촬영했던 ‘인간극장’에서도 언급이 되지 않았던 상황. 둘째 형은 당시 가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외지에서 일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박서진은 “형이 어릴 때부터 계속 일을 했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힘들게 번 돈으로 집에 보태주고 고생을 많이 했다. 어떻게 보면 또 다른 가장이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둘째 형에게 먼저 세상을 떠난 두 형 이야기를 하는 박서진과 달리 둘째 형은 애써 기억을 묻어두려고 했습니다. 둘째 형은 죽은 형과 동생을 잊으려 객지로 나가 멀리 떨어져 지냈다고 털어놨습니다.
박서진은 “(건어물 가게를) 부모님을 위해 차려드린 것도 있지만 더 큰 목적은 둘째 형을 위해서다. 형을 잡아두려는 목적이 제일 컸다. 일용직으로 떠돌이 생활을 어렸을 때부터 많이 했고 위험한 일을 많이 하러 다녔기 때문에 그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면서 부모님 곁에서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건어물 가게 운영을 맡기게 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튜디오에서 박서진은 “형이 발전소, 조선소에서 일용직으로 일했는데 2~3년 전에 삼천포에 같이 내려가야 하는 일이 있었다. 형을 데리러 갔는데 근처만 가도 연료 태우는 냄새가 나는 발전소였다. 거기서 씻지도 않은 더럽고 지친 모습으로 나오더라. 그런 형을 봤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면서 형을 도와줘야겠다 생각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두 형이 떠났을 때 기억을 떠올리던 박서진은 “나는 아직까지 형들이 살아있는 것 같고, 살아 돌아올 것 같다. 엊그제 일처럼 기억난다”라며 만성신부전증으로 이틀 간격으로 신장 투석을 했던 작은형 팔에 남아 있던 주사 자국까지 생생히 기억했습니다.
박서진은 “큰형은 간 이식 수술받고 나와서 걷지도 못하고 말도 못 할 때 눈만 겨우 뜬 상태에서 간호사가 들어와서 날 가리키면서 ‘누구인지 기억하냐’라고 했을 때 바로 ‘내 동생 박효빈’이라고 말하는 장면도 기억난다”라고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형들이 잊히는 것이 싫어 자꾸 형들 이야기를 꺼낸다는 박서진은 특히 셋째 형이 더 생각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둘째 형은 “나는 둘 다. 셋째 죽었을 때는 남해에서 일용직 다닐 때 임종을 못 봤다. 형은 내가 병원에 며칠 같이 있었다. 나중에 몸이 안 되니까 소변을 가리지 못해서 옷에 싸고 그랬다”라며 “형님한테 딱 그 말을 했다. ‘그럴 거면 차라리 죽으라’고. 그게 지금까지 계속 걸린다. 내가 왜 그런 소리를 했을까. 그것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가 스쳐 지나간다”라고 후회했습니다.
박서진은 겉으로는 가슴에 묻었다고 하면서도 전혀 잊지 못한 둘째 형 모습에 안타까워했습니다. 둘째 형은 “좀 더 내려놔라. 네 일 하면서 지내다 보면 서서히 잊힌다. 좀 더 무뎌져야 한다. 너도 네 삶 살아라. 기억만 해라. 슬퍼하지 말고”라고 조언했습니다. 박서진은 “슬프다. 보고 싶다”라고 털어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