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클린스만호가 요르단에 완패한 가운데, 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한국이 아시안컵 우승을 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었는데, 네티즌들 사이에선 ‘무(無) 전술, 기본기 부족 등을 대회 전부터 꿰뚫어 봤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손 감독은 지난달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안컵에 대해 “냉정하게 말하자면, 한국 축구의 미래를 생각하면 이번에 우승하면 안 되는 거긴 하다”라고 말했었다.
손 감독은 “당연히 한국이 우승하기를 바란다”면서도 “그런데 이렇게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우승해버리면 그 결과만 가지고 (변화 없이) 얼마나 또 우려먹겠느냐”고 했다. 이어 “그러다가 한국 축구가 병들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손 감독은 당시 ‘한국과 일본 중 어느 팀 우승 가능성이 높아 보이냐’는 질문에도 “축구 실력, 축구계의 투자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은 일본에 뒤진다. 우승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번 아시안컵에선 1960년 이후 64년 만에 한국이 우승할 것이란 기대가 컸었다.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뮌헨) 등 해외파 선수들이 포진하며 ‘역대 최강 멤버’라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손 감독은 대회 직전 ‘우승을 못 한다’는 예측이 아닌 “우승을 해선 안 된다”고 분석한 것이다.
손 감독의 해당 발언은 한국이 요르단 전에서 무실점으로 충격패한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며 재조명받고 있다. 네티즌들은 “웅정좌의 말이 옳았다. 우승했으면 대표팀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못 봤을 듯” “조별리그 때부터 내내 불안했다” “저 인터뷰 보고 갸우뚱했었는데 오늘 경기 보니 맞는 말인 것 같다” “놀라운 통찰에 감탄한다”등의 반응이 나왔다.
한국 대표팀은 대회 조별리그 때부터 연장 승부 속에 힘겹게 승리를 따내왔다. 조별리그 E조 2위로 16강에 진출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승부차기 접전 끝에 4-2로 승리했고, 8강에선 연장 승부 끝에 호주에 2-1 극적 승리를 거뒀다. 이 때문에 ‘좀비축구’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지 못한다는 반응도 다수였다.
극적으로 준결승에 올랐으나 요르단전에 0-2로 패하며 대회를 마쳤다. 이날 경기는 졸전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대표팀은 이날 경기에서 유효슈팅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수비는 경기 내내 흔들렸고, 결국 후반 8분 만에 수비 실책으로 알나이마트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13분 뒤에는 알타마리에게 뼈아픈 추가골을 내줬다.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도 잘 보이지 않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은 87위 요르단에 패하며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한국은 아시안컵 초대 대회(1956년)와 2회 대회(1960년)에서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이후 64년 동안 트로피를 차지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