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봤지? 메달 전망 선수 아니였지만..” 19세 오예진, 한국사격 8년만에 금 메달 선사한 비결은..

한국 사격계 대형 유망주 오예진, 8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 쾌거

한국 사격계에 대형 유망주가 탄생했다. 앞으로 몇 개의 금메달을 더 딸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오예진(19·IBK기업은행)이 그 주인공이다.

오예진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진종오가 금메달을 딴 이후 한국 사격에 8년 만에 돌아온 올림픽 금메달이다.

대한사격연맹이 대회를 앞두고 대한체육회에 제출한 ‘메달 전망’ 선수 목록에는 오예진의 이름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대표선발전을 1위로 통과하며 기량이 급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차분히 올림픽을 준비하도록 배려받았다.

국제사격연맹(ISSF) 세계 랭킹 35위에 불과했던 오예진은 처음 나선 올림픽 무대에서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오예진은 결선에서 대표팀 선배 김예지(31·임실군청)와 마지막까지 금메달 경쟁을 벌였고, 결국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오예진은 2018년 제주 표선중학교 재학 시절 사격에 입문한 이후,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지난해 고교부 9개 대회에서 9관왕을 차지하는 등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국제사격연맹 자카르타 월드컵과 아시아사격선수권대회에서도 각각 1위를 차지하며, 한국 권총 사격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올랐다.

사격장에서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는 오예진은 일상에서는 평범한 10대로 돌아가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고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하는 소녀다. 그러나 대회가 열리는 샤토루에 입성한 뒤부터 심상찮은 감각을 보여주기 시작했고, 대표팀에서도 ‘예진이가 기분 좋은 사고를 칠 것 같다’는 기대가 나왔다.

오예진은 본선에서 2위로 결선에 진출하며 기대감을 확신으로 바꾸었다. 결선 초반부터 4발 연속 10점대를 기록하며 경쟁자들을 따돌렸고, 중간에 잠시 흔들리기도 했지만, 재빨리 영점을 잡고 다시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이후 10발 중 8발을 10점 이상으로 기록하며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했다.

마지막 발을 10.6점으로 장식한 오예진은 총점 243.2점으로 올림픽 결선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확정 지었다. 그 모습을 보고 호랑이 같던 장갑석 총감독도 눈시울을 붉혔고, 경기장은 ‘대한민국’을 외치는 소리로 가득 찼다.

오예진의 이번 성과는 한국 사격계에 큰 희망을 안겨주며, 앞으로 그녀가 만들어갈 더 많은 금메달을 기대하게 한다.